순천고 재학생과 졸업생의 대입수학능력시험 기원제
-순천고등학교 설립자 우석 김종익 선생님에 대한 추모의 정으로-


대입수학능력시험 3일을 앞둔 2005년 11월 20일(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순천고등학교 본관 현관으로 한 사람 두 사람 감사하고 염원하는 얼굴로 반갑게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순천고의 설립자이신 우석 김종익 선생님에 대한 추모의 정과 대입수학능력시험 기원제를 드리기엔 실로 안성맞춤인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학교측 대표로 윤정근 교장선생님과 김종옥 교감선생님, 전형남 행정실장님, 이강지 교무부장님, 강점두 3학년부장님, 서명윤 1학년부장님, 임명숙 1학년기획선생님, 서홍익 2005학년도 총학생회장님, 장준수 2006학년도 총학생부회장님이 참석하셨고,

학교운영위원회 대표로는 천연필 위원장님께서, 어머니회 대표로는 박원이 회장님과 나란희 부회장님, 임승자 총무님, 송명희 2학년장님, 유정남 1학년장님, 동문 대표로는 황금영 순천중?고등학교총동창회장님과 윤기옥 수석부회장님, 서영권 사무총장님께서 참석하셨습니다.

늦가을의 단풍산을 보며 이제는 숙연해진 들녘을 따라 묘소에 도착해보니 벌써 누군가에 의해 추모된 게발선인장(‘크리스마스 선인장’이라 불림) 화분 2개가 예쁘게 꽃을 피우며 단정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순천중?고등학교총동창회장님께서 마련한 국화꽃바구니 헌화를 하고 어머니회에서 온 정성을 다해 마련한 제물을 진설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참배와 함께 기원문 낭독이 있었는데, 제문은 실로 하늘을 감동시킬 만 하였습니다.(별도 게시)

뒤이어 3학년 부장선생님과 총학생회장님을 비롯한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엄숙한 참배가 있었습니다.

음복을 하는 장면은 너무 정겨웠습니다.

교장선생님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의 꼬구산(곡구산)과 앵무산(앵미산)의 예찬론과 총동창회 수석부회장님의 폭탄주 사랑, 총동창회 사무총장님의 시루떡 팥고물의 부적 이야기, 어머니회장님의 음복 싸가기(3학년 아들에게 줄 떡 한 조각 챙김) 등 많은 이야기와 함께, 참석한 분들의 권유로 교장선생님과 3학년부장님의 러브샷도 있었습니다.

모교 사랑에 푹 빠져버린 총동창회 사무총장님께서는 줄곧 오늘 이 행사만한 뜻 깊은 일이 더 있겠냐며 감사에 말씀을 거듭 하셨습니다.

“감사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순천고 동문으로서 이렇게 감사할 분이 있어 찾아뵐 수 있다는 점에 긍지와 행복을 느낍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그분의 얼굴에는 가을 햇살보다 더 따스한 선홍빛 미소가 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 이런 학교행사는 총동창회가 연간 계획으로 수립하여 더 많은 동문들이 함께 참여하고, 지켜보는 모든 동문들로 하여금 우석 김종익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할 뿐 아니라, 모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하셨습니다.

이런저런 정담이 오가다보니 순천고의 1교 1덕목으로 ‘공수예법’을 정하실 만큼 효(孝) 계승을 중시하시는 교장선생님께서는 “오늘 이 행사를 하고나니 스승의 날 학교에서 조촐한 제물을 마련하여 참배한 이후 지척에 두고도 찾아뵙지 못한 늘 죄스러운 마음이 이제 비로소 좀 가시는 듯하다.”며 후련한 속내를 보이기도 하셨습니다.

백년도 더 되었을 우람한 은행나무 한 그루와 아주 오래전에 바로 이곳이 바닷가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파도에나 파헤쳐졌을 거대한 바위 둘로 둘러싸인 작은 연못을 배경 삼은 묘소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버스를 향해 바람에 떨어지는 은행잎들이 고인을 대신해 배웅하는 손짓을 했습니다.

푸른빛이 뚝뚝 듣는 청명한 가을 하늘 이 값진 하루를 오롯이 순천고등학교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기 위해 자리하신 한 분 한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행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학교에서 묘소까지, 그리고 묘소에서 학교까지 스쿨버스로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셔주신 오정식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5년 11월 20일 순천고등학교 교무부장 이강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