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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한 닢' 고14회 허형만 시인
  • 윤정근
  • 2007-01-23
  • 2,581
동전 한 닢


허형만



학교에서 돌아 오는 길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조심스럽게 주워 들었습니다.




흙 속에 묻혀 삭아들지 않고
발바닥에 밟혀
누구러들지 않고
차바퀴에 깔려 오그라들지 않고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정성껏 닦고 닦아 빛을 냈습니다.




따스한 손바닥에 꼭 쥐고
밟히고 깔려서 멍이 들었을
아픔을 고이 감싸 주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62 페이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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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IBC인명사전 등재 목포대 허형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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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과 詩공부 좀 한것뿐…100대 교육가라니 부끄러워"


“세계 100대 교육가라는 게 세상에 말이 됩니까? 교육자에게 순위를 매길 수는 없지요. 시골에서 조용하게 제자들 시(詩) 공부나 도와주는 정도인데 부끄럽습니다.”

목포대 국문학과의 시인교수인 허형만(60)씨는 최근 영국 국제인명센터(IBCㆍ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re)의 인명사전에 ‘2005 세계 100대 교육가’로 등재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IBC는 미국 마르키즈, 인명연구소(ABI)와 함께 세계 3대 인명사전을 발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달 초 IBC으로부터 축하편지를 받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 지방문학 활성화를 위한 그 간의 노력 때문이겠거니 할 뿐이다.


겸손해 하지만 허씨는 사실 2001~02년 IBC 인명사전에 이미 ‘세계의 시인’으로 등재된 바 있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1973년 ‘월간문학’에 등단한 허씨는 ‘비 잠시 그친 뒤’(문학과지성사) 등 10권의 시집과 다수의 평론집을 냈다. 관심주제는 생명으로 더불어 사는 자연과 인간이다. 82년 목포대에 부임한 이후 직접 길러낸 등단 시인만 20여명에 달한다. 2002년 중국 옌타이대 교환교수 시절에는 산둥성 내 6개 대학에 한국 현대시 특강을 다녔고 중국어 번역시집도 냈다.


‘문향(文鄕)’ 목포에 대한 그의 사랑은 각별하다. “목포는 산문보다 시 쓰기가 좋은 동네입니다. 사람들 인간미가 진하고, 그림이나 난초 없는 집이 없고, 창과 노래 가락을 너무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근대극의 선구자인 김우진과 차범석, 김지하와 최하림 같은 시인, 비평가 김현 등 쟁쟁한 작가들의 태(胎)자리이기도 하지요.”


그는 지난 해는 목포 현대시연구소를 열었다. 여기에 개설한 시인학교에서 전국의 시인들을 초청, 한 학기 15주 과정의 시 창작 강의도 하고 지역문학 활성화를 위해 송수권, 나태주 시인 등과 ‘지역문학회’를 창립해 꾸준히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그는 말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며 2001년 봄 이탈리아 맹인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를 듣고 쓴 산문시 ‘영혼의 눈’을 들려주었다.


‘이태리 맹인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눈 먼 가수는 소리로 느티나무 속잎 틔우는 봄비를 보고 미세하게 가라앉는 꽃 그늘도 본다. 바람 가는 길을 느리게 따라가거나 푸른 별들이 쉬어 가는 샘가에서 생의 긴 그림자를 내려놓기도 한다.


그의 소리는 우주의 흙냄새와 물냄새를 뿜어낸다. 은방울꽃 하얀 종을 울린다. 붉은점모시나비 기린초 꿀을 빨게 한다. 금강소나무 껍질을 더욱 붉게 한다. 아찔하다. 영혼의 눈으로 밝음을 이기는 힘! 저 반짝이는 눈망울 앞에 소리 앞에 나는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입력시간 : 2005/03/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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