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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순중고 재경총동창 산악회 용문산 산행후기(2007.4.8)
  • 주인두
  • 2007-04-09
  • 2,718

부활절 용문산 산행후기(2007.4.8) 

1. 첫 총동문회 산행 그 설레임으로 

   일상의 옷을 벗고
   낯설은 산행 속으로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6시45분이다. 32회동기 재진에게 전화를 했다. 이틀 전쯤 같이 총동문회 산행을 함께 간다고 했기 때문이다. 늦으면 어쩔까 싶어, 부지런히 준비하며 과천에서 7시5분쯤 보자고 했다. 집을 나서니 날씨가 뿌옇다. 한편으로 활짝 개인 날씨가 아니라 걱정하면서도 일기예보에 별 소식이 없었으니 괜찮겠지하고 11-2 안양에서 과천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인덕원사거리를 버스가 지나니 파릇파릇한 수양버들 활짝 피어나는 노오란 개나리, 연붉은 살구꽃이 걱정마라며 웃고 있었다. 과천에서 재진을 만나, 사당에서 지하철을 타고, 잠실로 가는 동안 ‘야! 이거 첫 산행이라, 이거 아는 사람이라곤 재진이 밖에 없는데’, 괜히 간다고 했나싶었다.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동창회 선후배들과 산행은 일말의 거부감 있었다. 그렇지만 일상의 옷을 벗고 나의 짐을 잠시 벗어 놓고 어디론가 잠시 떠난다는 설레임까지 앗아갈 수 없었다. 

잠실에 도착하니, 45인승 대형 버스 두 대가 정차해 있었다. 그 앞에 삼삼오오 선후배님들이 모여 오늘 산행에 대해, 그간의 안부를 서로 묻는 듯이 보였다. 재진은 이미 안면을 터서인지, 만나는 분들을 반갑게 인사했지만 나는 머쓱하게 인사하고 준비된 1호차에 올랐다.  

2. 잘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산행지로 출발 

  나설 때 힘들었지만 산바람 쐬면
  마냥 즐거운 산행 그 출발은 시작되니 

차는 예정보다, 30분 늦은 8시30분에 출발했다. 먼저 16회 산악회장 김종문선배님이 "오늘 부활절과 겹쳐 못온 회원들이 좀 많아 섭섭합니다만" “만나서 반갑습니다.” “즐거운 산행이 되길 빕니다.”라고 간단한 인사말씀 하셨다.. 이어 사회를 맡은 20회 최낙성총무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번 시산제행사의 경과보고를 간단히 했다. 또한 금일 산행에 협찬 및 금전적 도움을 주신 분을 소개하고, 오늘 행사 위원장으로 20회 조학제 선배를 뽑았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서 최성백 등반대장님이 나서서, 오늘 산행코스 및 주의 사항을 간단히 이야기했다.  

“산행은 건강을 위한 투자다. 게다가 산을 즐기며 인간관계도 넓히는 일석이조의 효과낼 수 있는 게 총동문회 산행모임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지속적인 참여를 부탁한다.” “우리 산악회모임에서 산행은 그러니 만큼 첫째: 안전, 둘째: 건강 셋째: 즐겁게 넷째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쉽고 안전한 코스를 택했으니 즐겁게 산행하자”고 했다. 산행 후 용문산식당에 뒤풀이로 막걸리에 육개장. 산채나물이 준비되어 있다는 말이 이어졌다.  

어느 정도 대충 인사와 안내로 장내정리가 끝이나니, 김밥과 두유가 나왔다. 먹으며 인원파악 및 회비 연회비를 총무님과 부회장님이 다니며 걷으셨다. 이런 일련의 의례를 치르다보니 차는 잠실대교 옆을 지난 것이 방금 전 같았는데 어느새 양평용문사 근처 휴게실에 다 와 있었다. 휴게실에 잠시 들렸다, 얼마 후 9시55분 우리는 산행지인 용문사주차장에 도착했다. 

3. 산문에서 용문사 정문까지 

   아름다운 법어 군데군데 걸려있어
   마음 연 산행객들 
   선(禪)의 세계로 잠시 빠져들고 

주차장에서 우리는 장세남 선배님의 구호와 동작에 따라 국민체조하듯 몸을 풀고 조심스레 산행을 시작했다. 이때가 10시5분경이었다. 주차장에서 산문 입구까지는 상점으로 즐비했다. 산문입구에 용문산 관리소가 있어, 불조심하자는 안내방송이 산골짝 정적을 깨는 듯하여 마음이 불편 해졌다. 산문입구를 통과 하니 길 좌.우편에 화엄경, 법구경, 능업경, 아함경등에서 발췌하여 송판에 새긴 마음을 깨우는 법어가 약50여 미터마다 하나씩 여러개 걸려있었다. 그중 하나 적어본다. 

     허공도 마음에서 나왔다. 
     가없는 허공계 마음 좆아 나온 것이
     양양한 바다 속에 일어난 거품같네.
     한없는 시방세계 수많은 국토가
     마음속에 생긴 허공 그 속에 들어있네
     물거품이 멸 해지듯 허공 또한 없는 것을
     상유에 집착하여 있는 줄 고집하네
                          <능엄경> 

한 구절 한 구절 촌철살인 어구들이라, 잠시 동안 마음은 석가세존의 호통에 혼비백산하여 비우지 못하고 산 생활이 반성이 되었지만, 이런 글귀를 다 적느라고, 일행과 뒤떨어져, 일행을 따라 잡으려다 보니, 다시 마음은 사바세계로 돌아와 있었다.  

드디어 긴 산문을 통과하니, 본당 올려다보이는 용문사정문 앞에 도착했다. 먼저 눈에 띄이는 것은 그 유명한 수령천년이 넘은 은행나무였다.

신라 마지막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에 심었다는 그 나무, 천년의 그 긴 세월은 나무의 수령을 짐작케하는 나무둘레와 아파트7-8층 높이의 나무키가 보는 이를 압도했다. 마의태자의 천년전 한은 간데없고, 까치와 다람쥐가 주인인 듯 나무 위에서 노닐고 있었다. 

슬픈 전설과 절의 창건역사를 살펴보고, 나는 다시 앞서 간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다시 산행에 박차를 가했다. 그것도 잠시 사람 보이지 않는 계곡에 홀로 올라다보니, 다정스런 등산객의 모습이 보이고, 시원한 계곡물이 소리내며 흘러내리고, 여기저기 산행인의 발원이 엿보이는 5-7층짜리 돌무덤 수십 기 쌓여있고, 산새는 지저귀며 나를 반기는 듯 하고, 깨어나는 봄풀에, 썩어가는 고사목까지 보이니 마음이 한가로워져 시 한편이 절로 읇조려졌다. 

   소곤소곤 산행객 정겨운 목소리
   계곡 물줄기 따라 흘러 내려가고

   오르는 것은 힘들어도 산새 지저겨
   어서 오라 반겨주니 외롭지 않구나 

   싹트는 봄풀에 썩어가는 고사목이라
   생멸이 다르게 있는 것이 아니로세

   여기 저기 쌓여있는 부박한 돌무덤은
   앞서간 사람들의 발원의 증표구나 

이런 생각 저런 생각하며, 오르고 또 오르니, 마침내 내가 아는 몇 사람중 한분인 24회 장세남 선배를 보니, 안심이 되었다. 얼마쯤 더 올라가니 11시20분경 용문산정상에서 1.5km 떨어진 마당바위, 일명 신선바위라는 곳이었다. 여기서 일행 대분부인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며, 과일, 바나나를 먹으며 소모된 체력을 보충하는 듯 했다. 얼마간 쉬고 다시 산행이 시작되었다. 좀 더 올라가니 능선이 나왔다. 용문산정상에서 0.9km 떨어진 곳에서 우리 동문산행인들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배냥을 벗으니 12시5분경이었다.  

4. 즐거운 점심 

    각자 배냥을 푸니 온갖 음식 다나오고
    막걸리 한잔씩 나누니 신선이 따로 없네 

두 세그룹으로 나누어져 열댓명씩 둘러앉아,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내어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딸기,김밥,쑥떡, 청포도,막걸리,군밤,토마토,비스켓,바나나,,사과, 배, 도시락, 매실주등 먹을 것이 지천인데다, 산행으로 배가 모두 고픈 듯 살아가는 자잘한 이야기부터 토막토막 외설스런 대화도 오고가갔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선후배 알뜰살뜰 챙겨주며 음식을 나누는 김종문회장님, 이정우선배등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막걸리기 한두어 순배 주거니 받거니 돌고, 이렇게 가뭄에 단비 만난 듯 반갑고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먼저 맨발로 산정상까지 올라간 김학재선배가 나타나자, 그의 기이한 산행습관에 대한 관심으로 이야기가 한층 재미있어졌고, 조금 그 후에 내려온 최낙성 선배의 3단 대형 도시락은 좌중의 이목을 끌며, 모두 부러운 눈으로 농담반 진담반으로 부인에게 사랑받는 비법을 알으켜 달라는 등 점심시간 내내 폭소가 간간히 터지며, 산에서 먹는 즐거움을 모두 즐기는 듯 했다.  

그렇게 즐겁게 먹고 마시니 어느덧 30-40분이 잠시 잠깐만에 흐르니, 바람이 등선이라 불어와 땀이 식으니 추워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점심을 마치자 13시10분경 다시 하산하기 시작했다. 올라 올때는 계곡으로 올라왔지만 하산은 등선으로 하자고 했다. 하산 길은 상당히 가파랐다. 군데군데 밧줄이 매어있을 정도로 말이다. 서로 앞뒤를 보살펴 가며, 용문산 아래 용문산식당에 도착하니 14시15분이었다..

 5. 용문산 식당에서 뒤풀이 

   참나물에 고추장 찍어 막걸리안주하며
    만남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니 

산에서 하산할 때 보니, 최낙성 선배가 부지런히 서두르며 용문산식당에 전화를 걸더니, 우리가 식당에 도착하니, 벌써 10여 테이블에 생참나물에 산채나물이 고추장, 막걸리, 육계장과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최낙성선배님의 막걸리 건배제의로 뒤풀이는 시작되었다. 여기서 김종문 산악회장님은 “앞으로도 우리 산악회가 선배가 이끌어 주고 후배들이 적극참여로 뒤를 받쳐주면 나날이 발전하는 것”이라며 즐거운 산행이었노라는 간단한 당부와 촌평이 있었다. 그 후로는 지역방송체제가 되어 여기 저기서 웃고, 떠들며 막걸리를 주고 받으며 만남의 소중함과 산행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 기뻤다며 서로 위로하며 산행에서 오는 잔잔한 피로를 풀었다.  

6. 용문산에서 잠실로 오는 차 안에서 

 창밖은 봄이 피어나고
 차안은 음주가무로 분위기 고조되니
 차는 어느새 퇴촌을 지나 잠실로 접어들고 

15시15분 우리는 다시 1.2호차로 나누어 귀로에 올랐다. 나는 2호차에 올랐으니 2호차의 분위기를 잠시 해본다. 먼저 이성재후배가  y담으로 시작하여, 즐거운 노래방이 시작되었다. 다시 막걸리 잔이 앞뒤로 돌고 김치 두부가 안주로 나왔다. 먼저 한종갑선배가 신라의 달밤을 가수 뺨치는 솜씨로 불렀고, 이어 장세남선배 부인이 “술에 취한 것이 이런 기분이냐”며 너스레들 떨며 마이크를 잡더니, 사랑사랑 누가 말했나, 서울탱고를 열창하니 차안은 온통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그 다음에 염동연선배가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를 아주 구성지게 불러 재청으로 바야야를 부르니 분위기가 더 한층 업되었다. 

이정우선배가 가요메들리로 분위기를 이어받고, 송인섭선배가 누이를 불러 트롯트로 방향을 틀으니, 장세남 선배가 의미있는 노래 인생은 생방송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다시 분위기 업을 위해 염동연 선배가 나서 꽃바람여인, 여고동창생을 친구부인들과 열창을 하니, 술기운이 오른 동문들의 호응 박수로 이어졌다. 

계속하여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김진수 부인의 노래, 이성재후배의 밤에 떠난 여인을 부르니, 우리차는 성남퇴촌을 지나고 있었다. 김두옥선배가 꽃바람 여인, 눈감으면 김영연 선배, 꽃을 든 남자 김진수선배, 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 처럼 이정우 선배등이 차례로 나서 노래를 부르니 이게 버스안인지 노래방인지 헤갈릴 정도로 흥겹고 재미있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차에 탄 사람 모두 놀다 놀다 지치니,차는 서울 가까이 다가 서고 장세남선배, 이정우 선배들이 차례로 중간중간 내리니 차는 마침내 17시48경 잠실에 도착했다.

7.  즐거운 산행을 끝내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서로 만나서 반가워다고 즐거운 산행이었다고 , 모두 차에서 내려 인사를 나누면서,  한 사람 두사람 자신이 사는 집 쪽으로 떠나갔다.  모두 그렇게 하루 용문산 산행의 족적을 가슴에  품고 일상속으로 돌아갔다. 

안양 집으로 돌아오며, 첫동문 산행을 돌이켜  생각해보니,산악회선배님들의 동문사랑이 지극하다는 것을 가슴 절절히 느껴졌다.. 특히 30회부터 40회 기수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제는 허리가 되어야지않느냐!는 말을 여러 기수선배님들의 간곡한  당부몇차례 들으니, 우리 기수에서도 앞으로 많이 참석하였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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